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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단상

책을 소유한다는 것

예전에 가졌던 꿈은 안에 나만의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지론이 먹는 쓰는 돈과 사는데 쓰는 돈은 아깝지 않다 라고 생각해서 

닥치는 대로 사모았습니다.

당시에는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기 전이라 온라인서점들이 할인행사도 많이 해서 크게 비용부담은

없었습니다. 

이후 결혼도 했지만 다행히 나와 생각이 통하는 배우자와 결혼하면서 
부부가 함께 사모으는 책의 양은 날이 갈수록 늘어났습니다. 

물론 책꽂이에 나란히 놓여 있는 이 책들을 볼 때마다 흐뭇했고 누가 집에 오기라도 하면

소위 있어 보이긴 했지만 이사를 몇 번 다니다 보니 책은 은근 골칫거리가 되어 갔습니다. 


사실 한번 읽은 이후로는 다시 읽지 않는 책도 많았고 바쁘게 살다보니 책을 펴 볼 시간도 줄어들게 

되고, 또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니 아이 책은 늘어나고 여러가지 육아용품에 집이 창고화 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도 책을 치워야겠다는 생각까지는 못했습니다. 

집안에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뭔가 대책을 세우긴 해야하지만 또 언젠가 서재는 만들어야 하니

책을 치운다는 생각은 감히 못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다 요즘 트랜드가 되고 있는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기사도 보고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된 사실은 '꼭 책을 소유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거였습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종이책'이라는 물체로 집 안의 공간을 채울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겁니다.

생각해 보니 대안이 있었습니다. 

우선 전자책도 있고 가까운 도서관을 자주 방문하는 것도 방법이고 

'책'의 존재 이유는 사람들에게 읽히는 것이니 내가 읽지 않는 책은 다른 누군가가 읽을 수 있도록

중고로 판매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인터넷 서점인 Yes24 에서는 '바이백' 이라는 서비스도 있어서 이를 통해 한번 읽은 책을 다시 팔아서 책값을 일부 보전할 수 있기도 합니다. 

가까운 곳에 알라딘 중고서점이 있다면 직접 방문하거나 택배로 책을 손쉽게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살짝 바꾸니 잠시 주춤했던 책 지름신이 다시 살아나서 요즘은 e-book 으로 

열심히 지르고 있습니다. 

이북리더도 하나 장만했더니 스마트폰과 달리 장시간 책을 읽어도 눈이 피로하지 않아 좋습니다. 

그 전에는 애들 재우고 자기 전까지 오아시스 같은 시간을 미드나 영화를 보면서 보냈다면 

지금은 그 시간을 책을 읽으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책은 다시 늘어나고 있지만 e-book인지라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원래 있던 책들은 

중고로 팔아서 줄여나가고 있으니 책꽂이에 공간이 늘어나서 좋습니다. 

물론 그 공간은 언젠가 또 다른 책으로 채워지겠지요.

모든 책을 전자책으로만 구매할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아마도 미래에 만들어질 저만의 도서관은 

 권의 종이책과 이북리더기 하나로 구성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간도 별로 차지하지 않고 여행갈 때에도 부담없이 수천권의 책을 갖고 가서 

이번에는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이동식 도서관이 될겁니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상상입니다.  ^^